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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2003년 4월 춘천을 가다.

by Wjjace 2006. 12. 18.



언제나 그렇듯이 정모날은 설레인다. 어렸을적 소풍때가 되면 괜히 기분이 들뜨고, 어머니가 무엇을


싸주실까 설레이게 되는 그런 설레임이랄까.


이번 정모는 조금 특이하게 돌아갔다. 개인적으로 보면 5월 중순에 부서가 해체가 되어


사무실도 옮기게 되니 말이다. 회사에서 마지막 단합대회를 떠나게 된것이다. 마침 그 장소가


정모 장소인 춘천지역과 그다지 멀지는 않아서 가슴을 쓸어 내렸고, 오밤중에 정모의 무리와 합류가


가능했었다. 회사 MT 지역은 강원도 모곡리. 홍천강의 맑은 지류가 흐르는 곳이다.


저녁에 따로 이동을 해야했기 때문에 내가 지독히도 남들 앞에 보이기 꺼려하는 나의 애마 프라이드


를 몰고 회사에서 선발대로 오전 10시에 출발 하게 되었다.


회사사람 하나를 태우고 가는데 옆자리에서 좌불 안석이다. 차가 영 못미더운지.....


그래 너 봐라 엄청 나게 운전해버렸다. 옆자리에서 오바이트 할정도로.. 차는 남한산성 절벽길을


아슬아슬하게 남한산성 넘어서 팔당으로 향하는 국도를 오줌이 찔끔나오게 팔당 넘어서 서종면에서


문호리통해서 86번 지방도 산길을 또 트럭을 아찔하게 추월해 가면서 옆자리 넘을 확실히 죽여버렸다.


모곡에 도착해서 얼굴을 보니 누렇게 떠있다. 그러니까 남의 차 깔보지 말란 말이다...


각설하고 팀원들을 위해 이것 저것 준비하다보니 하나둘씩 업무를 마치고 도착한다.


나의 임무야 미리가서 방 파악하고, 화덕 준비 하고 촬영준비하고, 야채 씻고 하는것을 감독하는것


이었다. 부서장님까지도 도착을 하시고 MT 에서 빠질수 없는 족구와 미니축구를 하니 땀이 쭉 빠진다.


흐르는 강물에 몸을 씻고 메기 매운탕과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하고 돼지 숯불 바베큐 몇점을 먹으니


춘천으로 향할 시간이다. 이제 우리 식구를 보겠구나. 처음 가보는 70번 지방도를 굵은 빗줄기와 함


께 달린다. 팔봉산 유원지로 통하는 길이다. 차는 거친 숨을 내쉬고 약 50여분을 달려가니 남춘천이


보인다. 긴장이 쭉 풀리고 밝은 가로등을 보니 살것 같다. 알타리의 전화 닭갈비 먹고 있으니 그쪽


으로 오라는 전화다. 춘천엔 약 7년 만에 오는것 같다. 결혼전 아내와 데이트 하면서 와보고 처음


이니 무척 생소하다. 그때는 시외버스 터미널도 시내 한복판에 있었고 그 위치만 기억하고 나선길은


정말 암담했다. 시외버스 터미널을 보고 서울 방향으로 직진하다 주유소 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하니


다시 시골길 차를 돌려야 되나 말아야 되나 망설이다가 가다 보니 낯익은 문구가 보인다.


어린이 회관 햐! 다왔구나. 마침 그곳에 우리팀이 저녁식사를 하는 닭갈비집이 있었던 것이다.


닭갈비 집에 들어가니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특히 큰솔이 오랫만이었다.


전부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면서 식사를 하고난후 무엇을 사가지고 숙소로 가자는 제안에 길을


나섰다. 으허... 알타리 덕에 춘천 시내 밤길을 두루 다녔다. 명동거리, 구 시외버스 터미널, 단지


패밀리 마트를 찾기 위하여....


간단한 술과 먹거리를 사가지고 숙소로 돌아와서 자리를 잡는다. 오가는 술잔속에 싹트는 우정


밤늦게 인천에서 출발하신 대형이 도착 하였고, 낮의 축구 때문인지 내려오는 눈꺼풀이 야속하기만


하다. 갑자기 시끄러워진다. 화재벨이 울리고 적풍형님과 아리가 도착했다.


그런데, 다들 못일어난다. 대형참사는 이래서 일어나는 구나... 적풍형님 술한잔 하시고 자리를


봐드렸는데 갑자기 슬며시 일어 나시더니 차에서 주무시는 거다.. 또 누군가의 찌게 때문이군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구지?


새벽 6시 30분 사방에서 알람이 울려 댄다. 핸드폰의 알람 소리를 듣고 그냥 눈을 뜨니 더 이상


잠이 안온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향했다. 이슬비와 새벽 산책이라 여기 저기 걸어 다녀


보니 호기심이 앞선다. 차를 끌고 나섰다. 밤이라 여기가 어딘지 몰랐었는데 새벽에 차를 가지고


나가 보니 왠만큼은 알듯하다. 중도가 눈에 들어오고 어린이 회관, 공지천변 공원들 예전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8시가 좀 넘어서 나의 산장 뜰에 이슬 맺힌 풀잎들을 찍고 있으니 하나둘씩 일어난


다. 비는 계속해서 오고 그래도 항상 즐거운 피플들.


일단 어린이 회관을 오르기로 했다. 춘천 어린이 회관은 올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어린이랑 별로


상관이 없는 듯한 곳이다. 벽돌식의 아담한 건물과 정원 앞에 펼쳐진 북한강과 중도의 풍경


그리고 봄비에 젖은 꽃잎이 땅에 하나둘 펼쳐져 있는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고 공지천변으로 이동


하였다. 역시 봄비와 강가란 테마다 참 차분해 지는 날씨다. 황포 돛배를 기초로 삼은 다리도


지나 보고 다시 모여서 아점을 먹으러 갔다. 중간에 동욱이는 회사일로 돌아가고, 섭섭했지만


할수 없었다. 동욱이 몫까지 맛있게 먹어주는 방법 밖에는..


여러번을 헤맨 끝에 청국장집을 찾아 냈다. 어허. 냄새와 다른 그 맛이란 전부 게눈 감추듯이


찌개와 밥을 여러 동강 내버렸다. 배가 뜨뜻하니 잠이 살살 오고야 만다. 햐 좋다. 증말...


다시 일행은 날씨를 점검해보고 계속되는 이슬비 속에 강행군을 하였다. 구봉산 전망대....


춘천 호반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앞쪽의 배꽃과 복사꽃이 어우러져 더더욱 정겹다. 날씨가


쨍하지 않아 운무가 약간 끼어 있지만 그것이 더욱 신비로워 보인다. 다시 차를 타고 서면 쪽으로


향했다. 춘천에 여러번 다녀갔지만 신숭겸 장군 묘소는 처음이다.


높은 곳이 위치한 신숭겸 장군의 묘소. 잔디 밭이 너무 아름다웠다. 서울에서는 잘 볼수 없는


무당 개구리도 지천으로 뛰놀고 있고 그냥 푸대자루만 있다면 잔디 썰매도 가능할거 같은 아주


매끄럽고 싱그러운 장소였다. 일행은 다시 모여서 강촌의 구곡 폭포를 끝으로 오늘 일정을 마무리


하기로 했다. 강촌. 학창시절 많이 다녔던 곳인데 절벽위에 위치한 간이역과 북한강의 조화가


아름 다왔던 곳인데. 변해도 많이 변했다. 상전 벽해라더니 역시 시간은 멈추지 않고 계속 흐르


는 모양이다. 곳곳이 유흥가와 숙소로 변했고 자전거를 대여해주는 곳도 많아졌다.


예전의 풍취는 찾기 어려울듯.... 아쉬움중에 하나이다. 비가 계속와서 그런지 구곡폭포의 수량도


꽤 넉넉하다. 힘차게 떨어지는 물줄기 그 웅대함을 보고 내려와서 마지막 정리를 하였다.


배차 그리고 인사. 다음 모임을 기약하면서 헤어지는 그 아쉬움이란 새로운 만남을 준비하는


아픔이겠거니 치부하고 일상으로 돌아 왔다. 나의 파트너는 홍이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하다가


양수리에서 꽉 막혀 있다. 그래도 뭐 옆에 누가 있다면 지루 하랴 싶어서 그냥 흘러 흘러 왔다.


문호리, 서종, 양수리 여기 저기를 소개 해주고 강건너 저쪽엔 영화 촬영소가 있구, 수종사가


있다. 수종사는 양말 신고 가라 어쩌구 저쩌구.. 홍이는 무쟈니 재미 없는 눈치다.


이럴때 꼭 필요한 사람이 샤말인데.... 정체구간을 벗어나서 팔당 남한산성을 넘으니 성남이 보인


다. 홍이를 집에 내려주고. 난 다시 일상으로 돌아 왔다. 아!. 꿈같은 이틀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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